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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못 믿을 때 — 조사와 추계

지난 이야기 — 거래 상대에게 협조할 이유를 만들 방법이 아직 없습니다. 그동안 할 수 있는 걸 봅니다.

이번 질문 — 다 조사하면 되지 않나. 장부가 아예 없으면 어쩌나.

6부 · 2/4 · 약 3분 · 다음 20


6-3. 못 믿을 때 — 조사는 확인 장치가 아니라 확률 장치입니다

신고를 못 믿으면 조사합니다. 그럼 다 조사하면 되지 않나요.

안 됩니다. 사업자는 수백만인데 조사 인력은 수천입니다(A5「알아내는 데 돈 든다」). 즉 조사는 확인 장치가 아니라 확률 장치입니다.

이 사실 하나가 제도 설계를 통째로 바꿉니다.

걸릴 확률을 못 올린다
  → 그럼 "걸렸을 때의 손해"를 키운다
    → 가산세, 그리고 부정행위에는 형사처벌 ▶ 9부·10부
  → 동시에 걸릴 확률을 "높아 보이게" 만든다
    → 신고 내용 확인 안내, 사후검증, 성실도 분석 안내
  → 그리고 조사 대상을 무작위가 아니라 신호를 보고 고른다

그 신호는 어디서 올까요. 전부 이 글이 지금까지 만든 데이터에서 옵니다.

  • 같은 업종 평균에서 크게 벗어난 숫자 (신고 자료의 통계)
  • 신고서끼리의 불일치 — 부가세 매출 vs 법인세 수입금액 vs 원천세 인건비. 같은 회사가 낸 서로 다른 신고서가 안 맞습니다
  • 현금 비율, 급격한 변동

여기서 5부「누가 계산하나」와 6부「어떻게 아나」가 회수됩니다. 여러 세금의 신고를 각각 받는 구조 자체가 서로 맞춰보는 검증 장치로 작동합니다. 세금이 나뉘어 있는 게 관리 편의 때문만은 아닙니다.

부작용이 하나 있습니다. 조사가 확률이면 "안 걸리면 이득"이 계산 가능해집니다. A3「덜 내려 한다」가 숫자로 계산됩니다. 그래서 부정행위에는 조사할 수 있는 기간을 늘리고 가산세를 무겁게 매겨 그 계산을 무너뜨립니다 (▶ 9-5「두 개의 시계」).

반대로 확률 장치는 남용될 수도 있습니다. 찍어서 조사하는 게 가능해지니까요. 그래서 A2「법에 미리 있어야」 쪽에서 통제 장치가 붙습니다 — 같은 사안 중복조사 제한, 사전 통지, 납세자권리헌장, 조사 기간 제한.

6-4. 장부가 없으면 — 추계

조사를 해도 장부가 없거나 못 믿으면 소득을 알 방법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안 걷을 수는 없죠.

그래서 틀릴 걸 알면서 추정합니다. 업종별 비율 같은 것으로요.

추계(推計) — 미루어 짐작해서 계산한다는 뜻입니다. 장부 대신 "이 업종은 보통 매출의 몇 %가 비용"이라는 비율을 써서 소득을 뽑아냅니다.

여기 쓰는 비율이 단순경비율·기준경비율입니다.

장부를 안 쓰는 게 이득이면 기록 제도가 무너집니다. 그래서 막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다만 그 장치는 추계 비율 자체를 불리하게 만드는 방식이 아닙니다. 법이 정한 추계의 목표는 실제에 가까운 합리적 추정이고, 그 추정이 합리적이라는 걸 세무서가 입증해야 합니다. 실제로 작은 사업자에게는 단순경비율이 오히려 유리한 경우도 흔합니다.

막는 힘은 별도의 불이익으로 구현됩니다 — 장부 안 썼다고 붙는 가산세, 기준경비율을 쓸 때 주요 비용 외에는 인정 제한, 이월결손금 공제 배제. 장부를 안 쓴 사실 자체에 벌을 붙이는 것이지 추정치를 비틀어 벌을 주는 게 아닙니다. 정확성을 포기한 제도가 정확성을 지탱하는 구조죠.

★ 그리고 추계는 어디까지나 보충 수단입니다. 장부가 있고 믿을 만하면 세무서는 추계할 수 없습니다. 또 추계는 조사 결과로만 나오는 게 아니라 장부 없는 사업자가 신고할 때 쓰는 기본 계산법이기도 합니다 — 건수로는 이쪽이 훨씬 많습니다.


여기까지

  • 조사는 확인 장치가 아니라 확률 장치입니다. 이 사실 하나가 제도 설계를 통째로 바꿉니다
  • 확률을 못 올리니 걸렸을 때의 손해를 키우고(가산세), 신호를 보고 대상을 고릅니다 — 그 신호는 신고서끼리의 불일치에서 옵니다
  • 장부가 없으면 틀릴 걸 알면서 추정합니다(추계). 다만 장부를 안 쓴 사실 자체에 벌을 붙이는 것이지 추정치를 비틀지는 않습니다

▶ 다음20. 관측의 진짜 한계 — 이 글의 분수령

전자화가 다 됐는데 왜 세무 업무는 줄지 않았는가.

원리 축의 글입니다. 값(세율·기한·금액)은 반드시 원문 법령으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