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01. 아홉 개의 출발점 ① 힘의 자리
지난 이야기 — 읽는 방식을 정했습니다. 이제 바닥부터 깔아야 하는데, 그 바닥은 도출되지 않습니다.
이번 질문 — 나라는 무슨 자격으로 남의 돈을 가져가는가.
1부 · 1/4 · 약 4분 · 다음 02
여기가 바닥입니다. 아래 아홉 개는 도출되지 않습니다. "왜?"를 물으면 세법 밖으로 나가버리는 것들이죠.
세법 책은 이런 걸 앞에 두지 않습니다. 그런데 안 두면 나중에 몰래 가져다 쓰게 됩니다. 예를 들어 "많이 버는 사람이 왜 세율까지 높아지나"에 답하려면 "공평이란 무엇인가"라는 가치가 필요한데, 그게 목록에 없으면 "그냥 그렇게 되어 있다"로 얼버무리게 됩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다 꺼내놓습니다.
아홉 개가 여섯 자리에 나뉩니다. 자리마다 성격이 다르고, 성격이 다르면 그 자리에서 나오는 제도의 성격도 다릅니다.
| 자리 | 묻는 것 | 번호 |
|---|---|---|
| 힘 | 왜 걷나, 무슨 자격으로 걷나 | A1 「스스로 못 번다」 · A2 「법에 미리 있어야」 |
| 사람 | 상대는 어떻게 행동하나 | A3 「덜 내려 한다」 |
| 앎 | 알 수 있나, 아는 데 얼마나 드나 | A4 「나라는 못 본다」 · A5 「알아내는 데 돈 든다」 |
| 가치 | 어떻게 나누는 게 옳은가 | A6 「능력에 비례해야」 |
| 시간 | 법과 현실의 시차, 그리고 끝 | A7 「법이 현실보다 늦다」 · A8 「언젠가 끝나야」 |
| 공간 | 나라는 하나가 아니다 | A9 「나라가 여럿이다」 |
번호는 외우지 마세요. 뒤에서 계속 부르지만 부를 때마다
A3「덜 내려 한다」처럼 뜻을 다시 적어둡니다. 번호는 부록 A에서 다시 찾아보기 위한 이름표일 뿐입니다.
힘의 자리
A1 「스스로 못 번다」 — 나라는 스스로 벌지 않습니다
나라는 도로를 놓고 군대를 유지하고 법원을 돌립니다. 그 돈은 나라가 장사해서 번 게 아닙니다. 남이 만든 것의 일부를 가져와야 합니다.
여기서 하나가 즉시 정해집니다. 세금은 대가 없이 가져가는 것입니다.
물건값이 아닙니다. 물건값이라면 시장이 가격을 정해주지만, 세금은 그런 게 없습니다. 누군가 정해야 합니다.
A2 「법에 미리 있어야」 — 가져가려면 근거가 있어야 하고, 그 근거는 미리 있어야 합니다
A1「스스로 못 번다」만으로는 강도와 구분이 안 됩니다. 구분해주는 게 동의입니다. 국민이 뽑은 대표가 만든 법률에 미리 적혀 있는 것만 걷을 수 있습니다.
이 원칙에 이름이 있습니다.
조세법률주의(租稅法律主義) — 조세는 세금, 법률주의는 법률로 정한다는 뜻입니다. 헌법에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정확히는 법률이 정하거나, 법률이 구체적 범위를 정해서 위임한 것입니다. 세법이 시행령·시행규칙 없이는 안 돌아가는 이유고, 10부「법의 틈」에서 "어디까지 위임할 수 있나"가 다시 쟁점이 됩니다.
이 원칙은 나라에 힘을 주는 동시에 그 힘을 묶습니다.
- 줍니다: 법에 있으면 강제로 걷습니다. 안 내면 재산을 압류합니다
- 묶습니다: 법에 없으면 못 걷습니다. 아무리 실질이 같아 보여도, 아무리 부당해 보여도
- 묶습니다: 소급하지 않습니다. 세금 낼 의무가 이미 생긴 거래에 나중에 만든 법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 소급 금지의 경계가 생각보다 앞에 있습니다.
금지되는 건 이미 의무가 생긴 것에 대한 소급입니다. 그런데 과세 기간이 아직 진행 중일 때 법이 바뀌어 그 기간 전체에 적용되는 건 원칙적으로 허용됩니다.
12월에 개정된 세법이 그해 1월 소득부터 적용되는 게 그 예입니다. 이 구분이 없으면 매년 세법 개정이 불가능해집니다.
★ 이 글 후반부의 절반이 이 원칙의 "묶는다" 쪽에서 나옵니다.
세법을 "나라가 걷어가는 방법"으로만 읽으면 10부「법의 틈」·11부「틀렸을 때」가 이해되지 않습니다. 절반은 걷어가지 못하게 하는 장치입니다.
여기까지
- A1「스스로 못 번다」 — 나라는 장사해서 벌지 않습니다. 그래서 세금은 대가 없이 가져가는 것이고, 값을 시장이 아니라 누군가 정해야 합니다
- A2「법에 미리 있어야」 — 강도와 구분해주는 건 동의입니다. 법에 미리 적힌 것만 걷습니다
- A2는 힘을 주는 동시에 묶습니다. 이 글 후반부의 절반이 '묶는' 쪽에서 나옵니다
▶ 다음 — 02. 아홉 개의 출발점 ② 사람과 앎의 자리
세금을 내는 사람은 어떻게 행동하고, 나라는 무엇을 볼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