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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누진, 그리고 누진이 예약하는 것들

지난 이야기 — 순액을 구했습니다. 여기에 세율을 곱합니다.

이번 질문 — 모두에게 같은 비율일까. 아니라면 그 대가는 무엇인가.

3부 · 2/6 · 약 3분 · 다음 10


3-2. 누진 — 그리고 누진이 예약하는 것들

1억 번 사람과 1천만원 번 사람에게 같은 비율로 걷으면 공평할까요.

같은 10%라도 1천만원에서 100만원 빠지는 것과 1억에서 1천만원 빠지는 것은 아픔이 다릅니다. 마지막 1만원의 가치는 소득이 클수록 작으니까요. 그래서 비율 자체를 올립니다.

누진(累進) — 쌓일수록 올라간다는 뜻입니다. 소득이 커질수록 세율이 계단식으로 올라갑니다.

이것도 A6「능력에 비례해야」에서만 나옵니다. A4「나라는 못 본다」·A5「알아내는 데 돈 든다」만 따지면 단일 세율이 압도적으로 낫습니다 — 계산이 간단하고 장난칠 유인도 없죠. 단일세율을 주장하는 논리가 정확히 이겁니다.

그런데 누진에는 구조적인 부작용이 있고, 이게 뒤의 여러 부를 예약합니다.

부작용 1 — 쪼개고 싶어집니다 (A6 + A3)

세율이 소득이 클수록 올라가면, 1억을 혼자 버는 것보다 2천만원씩 다섯이 나눠 버는 게 유리합니다. 가족에게 소득을 분산하거나 회사를 여러 개 만들 유인이 생기죠.

▶ 10부「법의 틈」의 부인규정과 특수관계인 개념이 여기서 예약됩니다. 누진이 없으면 그 규정들도 대부분 필요 없습니다.

부작용 2 — 한 해에 몰리면 손해입니다

10년간 오른 부동산을 팔면 10년치 이익이 한 해에 실현됩니다. 누진세율표에 그대로 넣으면 최고 세율을 맞습니다. 실제로는 10년에 걸쳐 번 건데요.

▶ 여기서 두 가지가 갈라져 나옵니다.

하나는 종합소득에서 떼어내 따로 계산하는 것입니다.

분류과세(分類課稅) — 다른 소득과 합치지 않고 따로 떼어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반대말은 종합과세(綜合課稅)로, 여러 소득을 합쳐서 누진표에 넣는 것이죠.

떼어내면 다른 소득과 합산돼서 세율이 더 올라가는 것만은 막습니다.

⚠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떼어내도 그 안에서 여전히 누진표를 씁니다. 그래서 다른 하나가 붙습니다 — 쌓인 걸 펴주는 장치입니다.

  • 장기보유특별공제 — 오래 보유했을수록 공제를 키워줍니다
  • 연분연승법(年分年乘法) — 근속연수로 나눠서 세율을 매기고 다시 곱하는 방식입니다. 퇴직금에 씁니다

부작용 3 — 소득 종류마다 성격이 다릅니다

  • 근로소득은 매달 확실히 들어오고 보기 쉽습니다
  • 사업소득은 변동이 크고 비용 계산이 필요합니다
  • 이자·배당은 주는 쪽이 정해져 있어 그 자리에서 잡기 쉽습니다

같은 100만원이라도 보이는 정도와 담세력이 다릅니다.

▶ 그래서 소득을 종류별로 나누고, 종류마다 계산 방식과 걷는 방식을 달리합니다. 소득 종류 구분은 분류를 위한 분류가 아니라 관찰 방식의 차이입니다. (3-5「소득 종류 구분」에서 자세히 봅니다)

지우기 시험: 누진을 지우면? 위 셋이 거의 다 사라집니다. 소득을 쪼갤 이유도, 종류별로 나눌 이유도, 부인규정을 둘 이유도 크게 줄어듭니다. 세법 복잡성의 상당 부분이 누진의 대가입니다.

▶ 세율을 정했습니다. 그런데 소득은 끊임없이 흐르는 것입니다. 어디서 끊을까요.


여기까지

  • 누진도 A6「능력에 비례해야」에서만 나옵니다. 효율만 따지면 단일세율이 압도적입니다
  • 부작용 셋 — 쪼개고 싶어지고(→10부 부인규정), 한 해에 몰리면 손해고(→분류과세·연분연승법), 소득 종류마다 성격이 다릅니다
  • 세법 복잡성의 상당 부분이 누진의 대가입니다

▶ 다음10. 기간을 끊습니다

어디서 끊을 것인가. 그리고 끊으면 무엇이 망가지는가.

  · 다음 10. 기간을 끊습니다

원리 축의 글입니다. 값(세율·기한·금액)은 반드시 원문 법령으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