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00. 이 글을 읽는 법
이번 질문 — 이 글은 왜 교과서와 순서가 다른가.
들어가며 · 약 6분 · 다음 01
세금 이야기는 보통 이렇게 시작합니다. "부가가치세란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에 대하여 부과되는 조세로서…"
여기서 이미 지칩니다. 그리고 외웁니다. 외운 건 시험 보고 나면 사라집니다.
이 글은 다르게 갑니다. 세금 제도를 설명하지 않고 도출합니다.
무슨 뜻이냐면, "이런 제도가 있습니다"로 시작하지 않고 **"이 제도가 없으면 무엇이 무너지는가"**로 시작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순서가 교과서와 다릅니다. 교과서는 세금 종류별로 나누지만, 여기는 문제가 문제를 낳는 순서대로 갑니다.
이 글의 엔진
모든 마디가 같은 모양입니다.
[앞 마디가 남긴 문제]
↓
가능한 답이 몇 개 있습니다 ← 여기가 중요합니다. 답은 하나가 아니었어요
↓
그중 하나를 골랐습니다 ← 고른 이유가 있습니다
↓
그래서 이 제도가 생겼습니다 ······ 이름은 여기서 처음 나옵니다
↓
그런데 이 제도가 새 문제를 만듭니다 ▶ 다음 마디핵심은 마지막 줄입니다. 모든 해결책은 새 문제를 남깁니다. 세법이 두꺼운 건 입법자가 부지런해서가 아니라 덧댄 것이 또 덧댈 것을 부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이 긴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세 가지 규칙을 지킵니다.
규칙 1 — 이름은 나중에 나옵니다. "원천징수란 무엇인가"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문제를 먼저 놓고, 그 문제의 답을 만들고, 다 만들어진 다음에 "이걸 원천징수라고 부릅니다"라고 말합니다. 이름을 먼저 주면 외우게 되고, 나중에 주면 이해하게 됩니다.
규칙 2 — 다른 답도 있었다는 걸 보여줍니다. 어떤 제도든 다르게 풀 수도 있었습니다. 다른 나라는 실제로 다르게 풀었고요. 다른 답을 안 보여주면 선택이 필연으로 위장됩니다. 필연으로 보이는 순간 "왜"를 물을 수 없게 됩니다.
규칙 3 — 선택인 곳에는 선택이라고 씁니다. 논리적으로 따라 나오는 마디가 있고, 정치적 타협이나 역사적 우연으로 정해진 마디가 있습니다. 뒤엣것을 앞엣것인 척 쓰면 그건 도출이 아니라 소설입니다. 그런 자리에는 ▣ 선택 표시를 답니다.
이 글이 용어를 다루는 방식
세무 용어를 피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확히 쓰고, 대신 그때그때 뜯어서 설명합니다.
용어를 빼고 쉬운 말로만 쓰면 읽기는 편한데, 나중에 진짜 세무 자료를 봤을 때 한 글자도 못 알아봅니다. 그러면 이 글을 읽은 의미가 없습니다.
한국 세무 용어는 대부분 한자어입니다. 처음 나올 때 한자 표기와 함께 뜻을 한 줄로 적어둡니다. 한자는 나중에 진짜 세무 자료에서 마주칠 글자라 같이 적어두는 것뿐이니, 몰라도 됩니다. 뜻풀이만 보세요.
각 장 끝에는 그 장에 나온 말을 표로 모아뒀고, 문서 맨 뒤에 전체 용어 사전이 있습니다.
표시 규약
| 표시 | 뜻 |
|---|---|
| ▶ | 이 마디가 남긴 문제. 다음 마디의 출발점입니다 |
| ▣ 선택 | 논리적 필연이 아닙니다. 다르게 풀 수도 있었고, 실제로 다르게 푼 나라가 있습니다 |
| ⊘ 지우기 시험 | 이 마디를 제도에서 빼면 무엇이 무너지는지.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장치입니다 |
| ⚠ | 주의할 점. 또는 값이 바뀌니 확인이 필요한 것 |
| 「 」 | 앞에서 나온 것을 다시 부를 때 붙이는 쪽지. A3「덜 내려 한다」, 6-5「의미는 안 찍힌다」처럼 번호 옆에 뜻을 적어둡니다 |
읽는 법
앞으로 돌아갈 일이 없게 만들어 뒀습니다. 이 글은 앞에서 나온 것을 뒤에서 계속 불러옵니다 — 출발점 번호(A1~A9)와 절 번호(3-1, 6-5 …)로요. 그때마다 「 」 안에 그게 뭐였는지 다시 적습니다.
6-5「의미는 안 찍힌다」의 3번이 정확히 여기서 터집니다.
이렇게요. 번호를 기억할 필요도, 앞장을 뒤질 필요도 없습니다. 괄호 안만 읽으면 됩니다. 몇 번을 다시 부르든 매번 붙입니다 — 한 문장 안에서 같은 것을 두 번 부를 때만 뒤엣것을 생략합니다.
그래도 순서대로 읽어주세요. 각 마디는 바로 앞 마디가 남긴 문제에서 시작합니다. "왜 갑자기 이 얘기지?" 싶으면 앞의 ▶를 놓친 겁니다.
한 번에 다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부(部) 단위로는 끊지 말고 읽어주세요. 한 부가 하나의 문제를 처리하는 단위입니다.
이 나눠 읽기 판에서는 — 원문의 이 요구를 지킬 수 없어서 나눈 것입니다. 대신 각 편 맨 위의 지난 이야기가 부 안의 흐름을 다시 깔아줍니다. 그래도 원칙은 남습니다. 부가 바뀌는 자리에서 쉬는 게 가장 안전하고, 부 안에서 끊었다면 돌아왔을 때 맨 위 세 줄만 읽고 이어가세요.
다 읽고 나면 반대로 갈 수 있어야 합니다. 아무 제도나 하나 골라서 — 가산세든 세무조정이든 — 아홉 개의 출발점 중 하나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 그게 부록 B의 거슬러 올라가기 연습입니다.
이 글이 멈추는 곳
깊이 들어갈수록 좋은 게 아닙니다. 어느 선을 넘으면 도출하는 글이 아니라 세법 교과서가 되고, 교과서는 이미 잘 쓰인 게 많습니다.
경계를 한 문장으로 정합니다.
"이 개념이 왜 있는가"에서 "이 개념을 어떻게 적용하는가"로 넘어가는 순간이 교과서의 시작입니다.
앞의 것은 끝이 있습니다 — 출발점에서 도출되니까 수렴합니다. 뒤의 것은 끝이 없습니다 — 사례마다 다르니까 발산합니다.
구체적으로 다섯 개의 선을 긋습니다.
| 선 | 이유 | |
|---|---|---|
| A | 금액·세율·기한을 본문에 쓰지 않습니다 | 개정되고, 개정되면 글 전체의 신뢰가 같이 죽습니다 |
| B | 계산 절차는 첫 갈래까지만 | 세무조정이 왜 그 모양인지는 쓰되 개별 계산식은 안 씁니다. 판정 질문: "이걸 읽고 신고서를 채울 수 있게 되는가?" 그렇다면 넘은 겁니다 |
| C | 세금 종류를 목록으로 늘어놓지 않습니다 | 소득세·법인세·부가세 + 상속증여세 + 지방세만 다룹니다. 나머지는 같은 원리의 재조합이라 도출할 가치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
| D | 판례는 쟁점 이름 이상 안 들어갑니다 | 사례는 결론을 말하려는 게 아니라 긴장을 보여주려는 것입니다 |
| E | 다른 자료가 이미 깊게 판 곳은 다시 안 합니다 | 실무 손동작이나 신고 일정 같은 건 다른 문서에 있습니다. 여기는 원리 쪽입니다 |
이 글의 목표는 신고서를 채우는 능력이 아닙니다. 처음 보는 규정을 만났을 때 그게 어느 문제의 답인지 알아보는 능력입니다.
여기까지
- 제도를 설명하지 않고 도출합니다 — 이름은 다 만들어진 다음에 나옵니다
- 모든 마디는 앞 마디가 남긴 문제에서 시작하고, 새 문제를 남깁니다
- ▣ 선택이 붙은 자리는 논리가 아니라 누군가 고른 것입니다
▶ 다음 — 01. 아홉 개의 출발점 ① 힘의 자리
나라는 무슨 자격으로 남의 돈을 가져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