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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그물 밖의 사람들 — 대리인은 왜 존재하나

지난 이야기 — 제도는 여기까지입니다. 이제 이 전부를 감당해야 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이번 질문 — '세법이 어려워서 전문가가 생겼다'는 설명은 왜 부족한가.

12부 · 약 4분 · 다음 42


12-1. 대리인은 복잡성이 아니라 비용에서 나옵니다

흔한 설명은 이렇습니다. "세법이 너무 어려워서 전문가가 생겼다."

이건 관찰이지 도출이 아닙니다. 어려운 일은 많지만 전부 국가공인 자격사가 생기진 않으니까요.

5-3「협력비용」에서 만든 것으로 다시 도출하면 이렇게 됩니다.

나라가 계산을 납세자에게 시켰다 (5-1)
  → 협력비용이 발생한다 (5-3)
    → 이 비용은 매출에 비례하지 않는다 — 고정비 성격이다
      → 그런데 이 일은 반복되고 표준화돼 있다 (서식·기한이 법으로 정해져 있으니까)
        → 전문화하면 규모의 경제가 생긴다
          → ★ 시장이 생긴다
            → 시장의 크기 = 협력비용의 총량

두 번째 줄과 네 번째 줄이 같이 있어야 시장이 생깁니다. 비용이 크기만 하면 각자 감당하거나 포기하죠. 표준화까지 돼 있어서 남이 대신하는 게 싸집니다.

그래서 이 시장의 성격이 예측됩니다.

결과물이 법으로 정해진 서식이라 어느 사무소에 맡겨도 결과물이 비슷해 보입니다. 차별화가 안 보이면 가격으로 비교되죠. 그리고 협력비용의 총량은 크게 늘지 않는데 공급이 늘면 단가가 내려갑니다.

업계에서 관찰되는 경제(덤핑, 1인당 수임처 수가 수익성의 핵심 지표)가 여기서 도출됩니다.

12-2. 왜 나라가 자격을 통제하나

협력비용만으로는 시장은 설명되지만 면허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하나가 더 필요하죠.

대리인이 틀리면 그 결과는 납세자에게 간다 (가산세·조사·형사책임)
  → 그런데 납세자는 대리인이 잘하는지 판별할 능력이 없다
     (판별할 수 있었으면 애초에 맡길 필요가 없다)
    → 시장이 품질을 못 거른다
      → 나라가 최소 품질을 보증한다 = 자격 제도
        → 그리고 책임질 사람을 특정한다 = 서명·확인

선택 — 어디까지를 자격자만 할 수 있게 할지는 논리가 아닙니다. 나라마다 다르죠. 미국은 여러 종류의 대리인이 섞여 있고 무자격자도 일부 업무를 합니다. 한국의 직무 범위는 오랜 직역 정치의 산물이지 도출된 게 아닙니다.

★★ 그런데 이 마디에서 13부「자동화의 한계」에 결정적인 것이 나옵니다.

책임질 사람을 특정하는 구조는 자동화와 서로 어긋나지 않습니다. 계산을 100% 자동화해도 누군가 서명합니다. 서명은 계산 결과에 대한 것이 아니라 책임을 떠안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12-3. 대리인이 실제로 하는 일

이 부는 원리 축만 다룹니다. 대리인이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부가세 신고 한 건이 2주에 걸쳐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별도의 주제입니다.

여기서는 원리와 실무를 잇는 다리 하나만 놓습니다.

실무에서 부르는 이름이 글의 어느 마디인가
"전표 친다"8-2 이름 붙이기 — 6-5의 1번이 안 보이니 사람이 합니다
"대사한다"6-1의 맞춰보기 + 7-3이 만든 데이터
"마감 친다"3-3 기간 자르기
"조정"8-4 세무조정
"가지급금"10-5
"자료 안 들어왔다"5-3 협력비용이 사업자 쪽에 걸린 것
"부가세 얼마 나와요?"7-1의 남의 돈 구조

전표(傳票) — 거래 하나를 적은 기록 한 장. "전표 친다"는 거래 하나하나에 계정과목을 붙여 장부에 넣는 일을 말합니다. 대사(對査) — 두 자료를 맞춰보는 것입니다. 통장 입출금과 세금계산서를 짝지어 보는 일이 대표적이죠.

▶ 마지막 질문. 이 중에서 기계가 할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일까요.

이 장에 나온 말

용어
협력비용(協力費用)세금을 내기 위해 납세자가 추가로 쓰는 비용 (5-3)
수임처(受任處)세무대리인이 맡고 있는 거래처(고객사)
전표(傳票)거래 한 건을 적은 기록
대사(對査)서로 다른 두 자료를 맞춰보는 작업
마감(磨勘)한 기간의 장부를 더 못 고치게 닫는 것

여기까지

  • 어려워서가 아니라 협력비용 때문입니다. 비용이 크고 동시에 표준화까지 돼 있어야 시장이 생깁니다
  • 그래서 이 시장의 성격이 예측됩니다 — 결과물이 비슷해 보이니 가격으로 비교됩니다
  • ★★ 책임질 사람을 특정하는 구조는 자동화와 어긋나지 않습니다. 계산을 100% 자동화해도 누군가 서명합니다

▶ 다음42. 무엇이 없어서 못 하나 — 결핍 계층

이 중에서 기계가 할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인가.

원리 축의 글입니다. 값(세율·기한·금액)은 반드시 원문 법령으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