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17. 계산을 시킨 대가 — 협력비용
지난 이야기 — 계산을 납세자에게 시켰습니다. 공짜가 아니었죠.
이번 질문 — 나라가 줄인 비용은 어디로 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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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계산을 시킨 대가 — 협력비용
나라가 집행 비용을 줄이는 방법은 그 비용을 없애는 게 아니라 납세자에게 넘기는 것입니다.
신고서를 만들고, 장부를 쓰고, 증빙을 챙기고, 전자세금계산서를 발급하고, 자료를 보관합니다. 나라가 할 일을 납세자가 합니다. 행정 비용은 줄지만 그만큼 납세자의 부담으로 넘어갑니다.
협력비용(協力費用) — 세금을 내기 위해 납세자가 추가로 쓰는 시간·돈·노력. 세금 자체가 아니라 세금을 내기 위한 준비에 드는 비용입니다.
이 비용에는 고약한 성질이 하나 있습니다.
협력비용은 매출에 비례하지 않습니다. 부가세 신고 한 건을 준비하는 일은 매출 1억인 가게나 100억인 회사나 절차가 거의 같습니다.
즉 작은 사업자일수록 매출 대비 부담이 큽니다. 역진적이죠. 그리고 부담이 감당 안 되면 그냥 안 지킵니다 — 제도 자체가 작동을 멈춥니다.
★ 여기서 세법의 "봐주는 조항"들이 처음으로 도출됩니다.
간이과세, 간편장부, 소액 부징수, 반기납부, 표준공제. 이건 인심이 아니라 협력비용 역진성을 보정하는 장치입니다.
그래도 비용이 다 사라지진 않습니다. 남는 비용은 시장이 흡수합니다.
협력비용이 개인이 감당할 수준을 넘는다
→ 그런데 이 일은 반복되고 표준화돼 있다
→ 전문화하면 규모의 경제가 생긴다
→ ★ 세무대리 시장이 생긴다
→ 시장의 크기 = 협력비용의 총량★★ 이건 이 글에서 사업 전략에 가장 직접 닿는 마디입니다.
"세법이 어려워서 세무사가 생겼다"는 관찰이지 도출이 아닙니다. 협력비용이라는 개념을 넣으면 대리 시장의 크기·가격·집중도까지 같은 사슬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따라 나오는 결론이 있습니다 — 협력비용을 낮추는 도구는 그 시장의 크기를 줄입니다. ▶ 12부「대리인」과 13부「자동화의 한계」가 이 문장을 다룹니다.
⊘ 지우기 시험: 협력비용이라는 개념을 지우면요? 간이과세가 왜 있는지, 세무사가 왜 있는지, 세무 소프트웨어가 무엇을 파는지가 전부 "그냥 그렇게 되어 있다"가 됩니다.
▶ 계산은 납세자가 합니다. 그런데 그 계산을 믿을 수 있나요.
이 장에 나온 말
| 용어 | 뜻 |
|---|---|
| 신고납세(申告納稅) | 납세자가 스스로 계산해 신고하고 내는 방식 |
| 부과과세(賦課課稅) | 나라가 계산해서 통지하면 내는 방식 |
| 과세표준(課稅標準) | 세율을 곱할 대상 금액 |
| 협력비용(協力費用) | 세금을 내기 위해 납세자가 추가로 쓰는 비용 |
| 간이과세(簡易課稅) | 영세 사업자에게 부가세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제도 |
| 간편장부(簡便帳簿) | 복식부기 대신 쓸 수 있는 간단한 장부 |
여기까지
- 나라가 집행 비용을 줄이는 방법은 없애는 게 아니라 납세자에게 넘기는 것입니다
- 협력비용은 매출에 비례하지 않아 역진적입니다 — 간이과세·간편장부 같은 '봐주는 조항'이 여기서 도출됩니다
- ★★ 남는 비용은 시장이 흡수합니다. 세무대리 시장의 크기 = 협력비용의 총량 (→12·13부)
▶ 다음 — 18. 두 번째 정보원을 구합니다
신고가 맞는지 맞춰볼 자료를 어디서 구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