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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계산을 시킨 대가 — 협력비용 ​

지난 이야기 — 계산을 납세자에게 시켰습니다. 공짜가 아니었죠.

이번 질문 — 나라가 줄인 비용은 어디로 갔는가.

5부 · 2/2 · 약 3분 · 다음 18


5-3. 계산을 시킨 대가 — 협력비용 ​

나라가 집행 비용을 줄이는 방법은 그 비용을 없애는 게 아니라 납세자에게 넘기는 것입니다.

신고서를 만들고, 장부를 쓰고, 증빙을 챙기고, 전자세금계산서를 발급하고, 자료를 보관합니다. 나라가 할 일을 납세자가 합니다. 행정 비용은 줄지만 그만큼 납세자의 부담으로 넘어갑니다.

협력비용(協力費用) — 세금을 내기 위해 납세자가 추가로 쓰는 시간·돈·노력. 세금 자체가 아니라 세금을 내기 위한 준비에 드는 비용입니다.

이 비용에는 고약한 성질이 하나 있습니다.

협력비용은 매출에 비례하지 않습니다. 부가세 신고 한 건을 준비하는 일은 매출 1억인 가게나 100억인 회사나 절차가 거의 같습니다.

즉 작은 사업자일수록 매출 대비 부담이 큽니다. 역진적이죠. 그리고 부담이 감당 안 되면 그냥 안 지킵니다 — 제도 자체가 작동을 멈춥니다.

★ 여기서 세법의 "봐주는 조항"들이 처음으로 도출됩니다.

간이과세, 간편장부, 소액 부징수, 반기납부, 표준공제. 이건 인심이 아니라 협력비용 역진성을 보정하는 장치입니다.

그래도 비용이 다 사라지진 않습니다. 남는 비용은 시장이 흡수합니다.

협력비용이 개인이 감당할 수준을 넘는다
  → 그런데 이 일은 반복되고 표준화돼 있다
    → 전문화하면 규모의 경제가 생긴다
      → ★ 세무대리 시장이 생긴다
        → 시장의 크기 = 협력비용의 총량

★★ 이건 이 글에서 사업 전략에 가장 직접 닿는 마디입니다.

"세법이 어려워서 세무사가 생겼다"는 관찰이지 도출이 아닙니다. 협력비용이라는 개념을 넣으면 대리 시장의 크기·가격·집중도까지 같은 사슬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따라 나오는 결론이 있습니다 — 협력비용을 낮추는 도구는 그 시장의 크기를 줄입니다. ▶ 12부「대리인」과 13부「자동화의 한계」가 이 문장을 다룹니다.

⊘ 지우기 시험: 협력비용이라는 개념을 지우면요? 간이과세가 왜 있는지, 세무사가 왜 있는지, 세무 소프트웨어가 무엇을 파는지가 전부 "그냥 그렇게 되어 있다"가 됩니다.

▶ 계산은 납세자가 합니다. 그런데 그 계산을 믿을 수 있나요.

이 장에 나온 말 ​

용어뜻
신고납세(申告納稅)납세자가 스스로 계산해 신고하고 내는 방식
부과과세(賦課課稅)나라가 계산해서 통지하면 내는 방식
과세표준(課稅標準)세율을 곱할 대상 금액
협력비용(協力費用)세금을 내기 위해 납세자가 추가로 쓰는 비용
간이과세(簡易課稅)영세 사업자에게 부가세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제도
간편장부(簡便帳簿)복식부기 대신 쓸 수 있는 간단한 장부

여기까지 ​

  • 나라가 집행 비용을 줄이는 방법은 없애는 게 아니라 납세자에게 넘기는 것입니다
  • 협력비용은 매출에 비례하지 않아 역진적입니다 — 간이과세·간편장부 같은 '봐주는 조항'이 여기서 도출됩니다
  • ★★ 남는 비용은 시장이 흡수합니다. 세무대리 시장의 크기 = 협력비용의 총량 (→12·13부)

▶ 다음 — 18. 두 번째 정보원을 구합니다

신고가 맞는지 맞춰볼 자료를 어디서 구하는가.

  · 다음 18. 두 번째 정보원을 구합니다

원리 축의 글입니다. 값(세율·기한·금액)은 반드시 원문 법령으로 확인하세요.